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나의 이상한 사람들을 위하여

2017년.
수능이 두 번 예정된 날.
한국인이고 학생인 나는
내년에 수험생이 된다.
딱히 겁나지 않는다.
수험생의 부담감?
다만 점수가 얼마나 올라갈지 궁금하기는 하다.
나는 꾸준하지도 못했고,
천성적으로 꾸준한 사람도 아니기에.
내가 이곳에서 얻은것은 무엇인가.
나는 '사람'을 제일 먼저 버리려 했지만
내가 유일하게 얻은것은
'공부'도아니고'명예'도아니고
'사람'이었다.
'사람'을 제일 먼저 버리려 한 나를 믿어준 이상한 '사람'들이다.


공부를 해서 그들에게 감사를 표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을 제일 좋아하면서도
사람을 버린 적 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사람을 위해서 살겠다 말했으면서
그 과정은 사람을 버리려는 방법을 취했다.


이 어찌 모순인가.


이럴 수록 욕심이 많지만 나는 더 일어서야겠다.
이제는 버리는거 더 중요한거 이런 우선순위따위는 챙기지 않고
멋있게 날아오르고 싶다.

선배에게

벌써
우리는 헤어집니다.
고등학교에 와서 사실은 너무 좋았고, 만날 수 있게 되어 행복했지만
나는 사실 나조차도 몰랐기에, 그리고 신경써야 할 게 많았기에
내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죠.
나는 이 곳에 와서 모든 것을 잃었고,
의욕도 잃었고,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맨 처음 부터 탑을 삐딱하게 쌓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다 무너져버린 지금이 오히려 낳을 지도 모릅니다.
새로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모든 시각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에게만 초밀착, 초집중 해서 남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나는 당신이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어쩌면 확신일 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어떻게든, 서울대를 갔으면 좋겠고
당신이 끊임없이 낮은 자세로, 낮은 자의 마음으로 항상 위를 바라봤기 때문에
그만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나에게 금방이라고, 안올것 같지? 나도 2학년인 때가 엊그제 같다고 말씀하셨죠.
나에게 정말 중요한 말씀해주셨습니다.
충고, 꼭 새겨듣겠습니다.
저도 확신하니까, 선배는 제발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축복하겠습니다.
안녕-